소풍터미널 육교에서 새벽 6시에 버스를 타서 8시30분 조금 넘어 장고항에 도착하니 우리를 국화도까지 태우고 갈 배가 기다리고 있다
궁평항에서는국화도까지는 40여분이나 걸리지만 이곳 장고항에서는 눈 한번 깜짝할 시간(15분여)이면 도착한다
내내 맑은 날씨였는데"벼르던 잔치날 먹을 것이 없다던가(?)"기대했던 나들인 데 하늘이 회색빛으로 잔뜩 찌푸려있다
새벽녘엔 이곳에 비까지 내린듯 땅이 젖어 있다
만조시간이 오전 9시12분이니 아마 지금쯤이 바닷물의 수위가 가장 높은 시간일 듯 하다
매박도가 저만치 멀리 물에 잠겨 머리만 삐죽이 내놓고 있다
▲ 멀리 보이는 입파도(立波島)와 매박섬
섬을 두 바퀴나 돌아 온 후에야 겨우 도지섬이 우리들의 발길을 허락한다
지난번 왔을 때에 국화도에서 도지섬에 이르는 이 모래벌에 하얗고 예쁜 굴껍질들이 둑처럼 수북히 쌓여있었는데
어디론가 다 쓸려 가버리고 오늘은 우중충하게 물기 머금은 모래만이 볼품없는 맨살을 드러내고 있다
팔각정에 올라서 보는 매박섬이다
섬을 두바퀴나 돌았는데 아직도 저 만큼이나 물이 남아있다
두번째 간조시간이 3시30분이니 매박섬에 이르는 바닷길이 열리려면 한참을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아서
오늘도 매박섬(토끼섬)은 밟아보지 못하고 여기서 발길을 되돌린다
가까운 거리니까 하늘이 푸르고 국화도에 국화꽃이 피는 가을쯤 물때를 맞춰서 다시 한 번 와야 될것 같다
장고항의 싱싱한 회맛도 볼 겸해서.............
왜목마을에서 바라보는 건너편 저 섬이 좀 전에 우리가 머물던 매박섬과 국화도이다
왜목마을은 해변의 모래가 깨끗해서 인기가 있으며 일출과 일몰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장소로 많이 알려진
곳인 데 오늘은 우리 일행 외엔 아무도 없다. 해변에 설치되어 있던 조형물(색이 바래고 군데군데 칠이 벗겨져
있었지만)들도 다 철거되어 아주 텅빈 느낌이다
우연히 만난 낯익은 몇 지인들과 해변가 주점에서 산낙지를 곁들인 소주 한 잔으로 오늘 일정을 마무리 한다
물때와 날씨가 조금 아쉽기는 했으나 오늘도 멋진 하루였음을 감사한다